유물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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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해설
벼루를 담아 두는 문방가구(文房家具)에는 연갑(硯匣)과 연상(硯床)이 있다. 단지 벼루만을 담을 수 있는 상자형태의 것을 연갑이라 하고, 문방사우인 벼루, 먹, 붓, 종이와 연적들의 소품을 한데 모아 정리 ․ 보관할 수 있게 한 것을 연상이라 한다. 작은 문방가구에 속하는 연상은 대체로 서안(書案 - 책을 올려놓는 책상) 옆에 위치하며,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개성이 강한 재질과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상은 사랑방 보료(솜이나 짐승의 털로 속을 넣고, 천으로 겉을 싸서 선을 두르고 곱게 꾸며, 앉는 자리에 늘 깔아 두는 두툼하게 만든 요.) 앞에 놓고 서안과 더불어 애용되었다. 상단에 뚜껑 없이 벼루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연상도 있는데 이는 연대(硯臺)라 하며, 상단 주위에는 벼루가 노출되고 소반의 전과 같이 얕은 변이 아름답게 둘려 있다. 문갑(文匣, 문서나 문구(文具) 등을 넣어두거나 완상품(玩賞品)을 진열하는 가구)이나 서안의 높이와 비슷하게 제작하기에, 문갑과 서안을 겸용하게 한 연상도 있다.
연갑이나 연상에는 금속장식을 잘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고반여사(考槃餘事)의 <연갑>에 잘 나타나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오금(五金: 금·은·동·석·철)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돌에서 금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같이 있으면 자영모기반(子盈母氣反; 아들인 금속이 어머니인 돌의 기운을 빼앗음)이 되어 돌(벼루)이 마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단 · 흑단 · 두판남 및 척홍칠기에 퇴광칠을 한 것이 좋다"고 하였다.
박물관의 소장하는 연상은 전체 3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단에는 벼루침이 있고, 아무런 문양도 장식되지 않은 두짝 뚜껑이 있으며 그 밑은 네 기둥이 받치면서 위쪽에 길다란 서랍이 설치되었다. 그 아래는 붓이나 지필묵을 넣을 수 있도록 바람구멍(風穴)이 뚫려있으며 네 귀퉁이 밑에 짧은 족대가 나와 바닥에서 띄워주고 있다.
2009년 6월의 유물 [민속편] 연상(硯床, 벼루집)